캐나다 뉴펀들랜드 앤드 래브라도(Newfoundland and Labrador) 주의 주도인 세인트존스(St. John’s)는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자, 대서양을 바라보는 항구 도시로서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여행지입니다. 다채로운 건물들, 바닷바람이 부는 언덕, 유서 깊은 유적지와 활기찬 예술적 분위기는 세인트존스를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특히 이 지역은 자연의 웅장함과 인간의 삶이 조화를 이루는 장소로 알려져 있으며,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명소들을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매우 큽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인트존스의 대표 명소인 더 룸스(The Rooms), 케이브런 국립사적지(Cape Broyle’s Quidi Vidi Battery), 케이프 스피어(Cape Spear), 시그널 힐(Signal Hill), 젤리빈 하우스(Jellybean Row Houses), 그리고 퀘이디 비디 마을(Quidi Vidi Village) 여섯 곳을 중심으로 세인트존스의 진면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각 명소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짧은 일정 속에서도 다양하고 풍부한 여행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예술과 역사가 만나는 공간, 더 룸스
캐나다 세인트존스를 여행하신다면 꼭 들러보셔야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더 룸스(The Rooms)입니다. 더 룸스는 이 도시의 상징적인 문화 복합 공간으로,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의 역사, 예술, 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곳입니다. 2005년에 문을 연 이곳은 전통 어업 창고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외관 덕분에 도시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며, 세인트존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크게 세 가지 주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먼저 뉴펀들랜드 & 래브라도 박물관(Museum)은 이 지역 원주민부터 유럽 이민자들의 이주사, 어업과 고래잡이 문화, 군사사, 현대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역사를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유물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당시에 사용되었던 도구나 배, 생활용품, 복원된 주거 공간 등을 통해 생생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특히 1차 세계대전 당시 뉴펀들랜드 연대의 참전과 희생을 다룬 전시관은 매우 감동적이며, 지역 주민들의 슬픔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두 번째는 아트 갤러리(Art Gallery)입니다. 이곳에서는 캐나다 동부 지역 예술가들의 현대미술 작품부터 전통적인 공예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회화, 조각, 설치미술, 사진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주제별로 기획 전시되며, 관람객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어 줍니다. 작품들은 지역의 문화와 자연을 소재로 한 것들이 많아, 세인트존스와 뉴펀들랜드의 정서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주립 기록보관소(Provincial Archives)가 있어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의 귀중한 문서와 사진 자료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가족사를 찾기 위해 이곳을 찾는 분들도 많으며, 역사 연구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 기록보관소 덕분에 지역의 방대한 역사와 개인들의 이야기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더 룸스의 또 다른 매력은 건물 내부에서 바라보는 세인트존스의 파노라마 뷰입니다. 유리벽 너머로 펼쳐지는 항구와 언덕, 형형색색의 젤리빈 하우스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과 같아,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남기곤 하십니다. 또한 더 룸스 안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이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티타임이나 식사를 즐기실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더 룸스는 단순히 전시를 관람하는 공간을 넘어, 세인트존스 사람들의 삶과 역사, 그리고 예술적 열정이 고스란히 깃든 살아 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셔도 좋고, 혼자 천천히 둘러보시며 지역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셔도 좋습니다. 세인트존스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이 도시가 지닌 풍부한 유산과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꼭 더 룸스를 방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분명 여행의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도록 마음에 남으실 것입니다.
전쟁의 흔적을 간직한 산책길, 케이브런 국립사적지
세인트존스 여행 중 조금 더 깊은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케이브런 국립사적지(Cape Broyle Battery National Historic Site)를 방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곳은 세인트존스 항구와 대서양을 내려다보는 전략적 요충지로, 과거 뉴펀들랜드가 유럽 열강의 각축장이던 시절, 도시를 지키기 위해 세워진 군사 방어 시설입니다. 오늘날에는 국립사적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이 지역의 군사적·역사적 가치를 후세에 전하고 있습니다. 18세기 후반, 이 지역은 프랑스와 영국 간 해상 패권 다툼의 중심지였습니다. 특히 프랑스 해군이 자주 뉴펀들랜드 해안을 공격함에 따라 영국은 세인트존스를 방어하기 위해 항구 주변에 여러 요새와 포대를 설치했습니다. 케이브런 국립사적지는 그러한 군사 방어 체계의 중요한 일부였습니다. 당시 병사들이 머물던 숙영지, 무기를 보관하던 창고, 적의 함대를 감시하던 초소 등이 이곳에 세워졌으며, 지금도 그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곳을 천천히 산책하시다 보면 바닷가 절벽 위에 설치되었던 포대 자리와 성벽 유적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광활한 대서양의 풍경은 한편으로 장엄하고 또 한편으로는 당시 병사들이 느꼈을 긴장감과 두려움을 고스란히 상상하게 만듭니다. 지금은 푸른 잔디가 드넓게 펼쳐져 평화롭지만, 불과 수백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전쟁의 긴장감이 가득한 최전선이었습니다. 케이브런 국립사적지에는 군사 역사를 주제로 한 작은 해설 패널과 표지판들이 설치되어 있어, 따로 가이드를 신청하지 않아도 당시의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현지에서 운영되는 가이드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가이드 분들이 들려주시는 생생한 전투 일화와 병사들의 일상, 그리고 이 지역이 왜 그렇게 중요한 전략적 위치였는지에 대한 설명은 훨씬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이 사적지는 자연과도 잘 어우러져 있어, 걷다 보면 야생화가 가득 핀 언덕과 바다를 유유히 나는 바닷새들, 운이 좋다면 물 위로 고래가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도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역사와 자연이 함께하는 장소에서 산책을 하시다 보면, 단순히 과거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과 자연의 이야기로 채워져 왔는지 느끼게 됩니다. 케이브런 국립사적지는 세인트존스 중심에서 차로 20~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로, 당일치기 코스로도 부담 없이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주변은 사진을 찍기에도 무척 아름다워서, 여행 기념으로 멋진 사진을 남기시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옛 포대 위를 걷는 그 순간, 여러분께서도 마치 과거로 돌아가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특별한 감정을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세인트존스를 더 깊이 이해하고, 이 도시가 겪어 온 굴곡진 역사를 마음으로도 체험해보고 싶으시다면 케이브런 국립사적지를 꼭 일정에 넣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곳에서의 한 시간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이 되실 것입니다.
북미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케이프 스피어
세인트존스를 여행하신다면 꼭 들러보셔야 할 특별한 장소가 바로 케이프 스피어(Cape Spear)입니다. 이곳은 북미 대륙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지점으로, 상징적으로 ‘북미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새벽녘 이곳을 찾아, 수평선 너머로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곤 합니다. 대서양에서 부는 바람과 함께 맞이하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엄하며, 여행 중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순간을 선물해줍니다. 케이프 스피어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단연 1836년에 세워진 케이프 스피어 등대(Cape Spear Lighthouse)입니다. 이 등대는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등대 중 하나로, 과거에는 실제 등대지기 가족들이 거주하며 등불을 지켰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현재 내부는 당시의 생활 모습을 고스란히 복원해 놓은 작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방문객들은 등대지기의 침실, 주방, 거실 등을 둘러보며 당시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고된 일상을 직접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목조 가구와 소품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케이프 스피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U-boat)의 북대서양 공격을 대비하기 위해 요새화되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언덕 곳곳에는 당시의 콘크리트 벙커와 대포 진지가 남아 있어, 전쟁의 긴박했던 공기가 느껴집니다. 이 포대와 벙커를 천천히 거닐다 보면 한때 이곳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을지를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됩니다. 안내 표지판과 해설판이 잘 설치되어 있어, 당시 방어 체계와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케이프 스피어의 매력은 압도적인 자연 풍경에 있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바다 절벽과 끝없이 펼쳐진 대서양은 보는 순간 가슴이 탁 트이는 듯한 느낌을 주며, 바다 위로 유유히 지나가는 고래 떼나 바닷새들의 군무를 운이 좋으면 가까이서 보실 수도 있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비교적 완만해 가볍게 걷기에 좋으며, 카메라를 들고 곳곳에 서서 사진을 남기기에도 최적의 장소입니다. 이곳은 계절에 따라 색다른 얼굴을 보여주는데, 봄과 여름에는 야생화가 만발해 알록달록한 꽃길을 걷는 기쁨을 느끼실 수 있고, 가을에는 붉은색과 금빛으로 물든 들판이, 겨울에는 설경과 바다의 대비가 장관을 이룹니다. 일출뿐 아니라 일몰 또한 환상적이어서 해가 지는 시간대에 방문하셔도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세인트존스 시내에서 차로 약 15~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좋습니다. 다만 해안 절벽 지역이다 보니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 때가 많아, 여름이라도 따뜻한 겉옷을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바닥이 자갈과 흙길로 된 구간이 많아 편안한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신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케이프 스피어는 단순히 ‘등대가 있는 해안’ 그 이상의 장소입니다. 북미 대륙에서 가장 먼저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자, 세인트존스의 자연과 역사가 오롯이 담긴 소중한 공간입니다. 바람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절벽 위를 걷는 동안, 일상의 걱정은 잠시 잊고 대자연의 위대함에 온전히 빠져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행 중 단 한 곳만 가야 한다면, 주저 없이 이곳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분명히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될 감동적인 순간들을 선사받고 돌아오시게 될 것입니다.
도시를 지키던 전략 요충지, 시그널 힐
세인트존스를 찾으셨다면 반드시 한 번은 들러보셔야 할 곳이 바로 시그널 힐(Signal Hill)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도시를 내려다보는 높은 언덕이 아닙니다. 수백 년간 이어진 군사적 요충지이자, 인류 과학사에 있어 중요한 획을 그은 장소이며, 또한 세인트존스와 대서양의 절경을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명소입니다. 시그널 힐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신호를 주고받던 언덕’에서 유래되었습니다. 대서양을 오가는 배들의 입항 소식을 알리기 위해 깃발과 신호를 사용했던 곳으로, 18세기부터 세인트존스 항구를 수호하며 중요한 통신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매우 전략적인 위치였던 이곳은 프랑스-영국 전쟁 시절인 1762년, 북미 대륙에서 벌어진 마지막 전투인 시그널 힐 전투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영국군은 프랑스군으로부터 요새를 탈환하며 이 지역의 향방을 결정지었죠.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는 옛 포대 자리와 성벽 흔적들은 그 치열했던 시절을 조용히 증언하고 있습니다. 시그널 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 사건은 바로 1901년에 발생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발명가 굴리엘모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가 시그널 힐 정상에서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한 무선 전신 신호를 수신해낸 것입니다. 그가 영국 콘월에서 보낸 ‘S’ 모스부호 신호가 바다를 건너 이 언덕에서 잡히면서, 통신의 역사는 혁명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언덕 정상에 우뚝 선 캐봇 타워(Cabot Tower)는 이 역사적 사건과 존 카봇의 대서양 탐험 40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건물로, 시그널 힐을 대표하는 상징물입니다. 캐봇 타워 안으로 들어가시면 마르코니의 무선 통신 실험과 관련된 전시물을 비롯해, 세인트존스의 해양 및 군사 역사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계단을 따라 타워 꼭대기 전망대까지 올라가시면, 세인트존스 시내와 항구, 대서양, 그리고 북미 대륙에서 가장 동쪽 끝인 케이프 스피어까지 시야에 담을 수 있는 압도적인 전경이 펼쳐집니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엔 끝없이 이어지는 파란 바다와 초록 언덕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시그널 힐은 단순히 역사만을 느끼는 장소가 아닙니다. 언덕을 따라 조성된 여러 산책로는 현지인과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로, 시그널 힐에서 케이브런까지 이어지는 트레일은 대서양을 옆에 두고 걷는 환상적인 코스입니다. 걷다 보면 바닷새가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고, 바다에서는 혹등고래가 물살을 가르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어 자연을 가까이에서 체험하기에도 참 좋습니다. 여름철에는 전통 복장을 한 병사들이 등장해 당시 군사 훈련 장면을 재현해 보여주는 작은 공연도 열리는데,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신다면 더욱 흥미롭고 즐거운 시간이 되실 것입니다. 또한 해 질 무렵 이곳을 찾으시면, 붉게 물드는 하늘과 세인트존스의 야경이 어우러져 낮과는 또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시그널 힐은 세인트존스 시내에서 도보로도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위치에 있어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다만 언덕길이라 제법 경사가 있는 구간이 많아, 편안한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신고 천천히 올라가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 많으니, 여름에도 가벼운 바람막이를 준비하시면 더욱 쾌적하게 여행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그널 힐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닌, 이 도시의 역사와 과학, 그리고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입니다. 한 발 한 발걸음을 옮기실 때마다 과거로부터 이어진 수많은 이야기와 함께, 지금 이 순간의 찬란한 풍경이 겹쳐져 더욱 깊은 울림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세인트존스를 방문하신다면 이 언덕에서 꼭 잠시 머물러, 눈과 마음에 오랫동안 남을 풍경과 역사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알록달록 물들이는 동화 같은 거리, 젤리빈 하우스
세인트존스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풍경 중 하나가 바로 형형색색의 젤리빈 하우스(Jellybean Houses)입니다. 이곳은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물이자, 캐나다 동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가득 품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인트존스를 찾은 많은 여행객들은 가장 먼저 카메라를 들이대며 이 화려한 집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바쁩니다. 그만큼 젤리빈 하우스는 세인트존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치 동화 속 마을 같은 특별한 명소입니다. 젤리빈 하우스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에 걸쳐 지어진 전통 목조 주택들로, 비탈길과 좁은 골목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서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원색에 가까운 화려한 색깔로 칠해지게 되었을까요? 이에 대한 설화 같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옛날, 안개가 자주 끼는 세인트존스 항구에서는 선원들이 집을 찾기 어려워하곤 했는데, 그 때문에 선원 가족들이 자기 집을 눈에 띄게 칠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긴 겨울과 흐린 날씨가 이어지는 이곳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밝히기 위해 원색의 페인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에 와서는 세인트존스를 가장 세인트존스답게 만들어 주는 매혹적인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 알록달록한 주택들은 멀리서 바라봐도 예쁘지만, 골목을 직접 걸으면서 가까이에서 보는 즐거움이 남다릅니다.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보라까지 – 마치 색색의 젤리빈을 흩뿌려 놓은 듯한 집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며, 창틀과 문짝, 처마 장식까지도 다양한 색으로 꾸며져 있어 집집마다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합니다. 주민들도 이 개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택 유지보수 때 같은 색상 혹은 비슷한 계열의 화사한 색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골목마다 조금씩 다른 색의 조화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또 다른 그림 같은 풍경이 되어줍니다. 젤리빈 하우스가 주로 모여 있는 지역은 다운타운 세인트존스(Downtown St. John’s)입니다. 특히 벤틀리 스트리트(Bond Street), 젤리빈 로우(Jellybean Row)라고 불리는 구역 일대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좁은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더 높이 위치한 주택들 사이로 세인트존스 항구가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해질 무렵에 산책을 하시면, 집들의 색깔이 황혼에 물들어 더욱 따뜻하고 부드럽게 보이는 장면을 만나게 되는데, 이 순간을 담으려는 사진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단번에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는 소박하고 개성 있는 카페나 갤러리, 기념품 숍도 많아 함께 둘러보시기에 좋습니다. 벽돌 골목과 목조 계단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며 느끼는 리듬감 있는 산책은 마치 한 편의 로맨틱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젤리빈 하우스를 보러 갔다가, 어느새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 있는 경우가 다반사랍니다. 젤리빈 하우스는 단순히 예쁜 관광 명소를 넘어 세인트존스 사람들의 삶과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오랜 시간 가족들이 대를 이어 살아온 집들이 대부분이라, 집집마다 작은 역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산책을 하실 때는 조금만 발걸음을 늦춰 창문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 베란다에서 웃으며 인사하는 주민들의 표정, 그리고 문 앞에 놓인 화분 하나까지도 유심히 바라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러면 이 도시가 단순히 색으로만 기억되는 곳이 아닌, 따뜻한 사람들의 정과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곳임을 자연스럽게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세인트존스를 여행하시면서,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의 역사와 더불어 이렇게 화려한 색채가 만들어낸 사람들의 행복한 일상을 젤리빈 하우스 골목에서 한껏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특별한 추억이 되어드릴 것입니다.
세인트존스 속 작은 어촌 마을, 퀘이디 비디
세인트존스 여행에서 조금 더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풍경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꼭 퀘이디 비디 마을(Quidi Vidi Village)를 들러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세인트존스 시내에서 차로 단 5~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이 작은 해안 마을은, 한때 대서양 어업의 중심지였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지금은 낭만적인 풍경과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마을로 자리 잡았습니다. 좁은 만(Quidi Vidi Gut)을 따라 다닥다닥 붙은 작은 목조 건물과 배, 그리고 그 뒤로 펼쳐진 숲과 절벽이 한 폭의 그림 같은 전경을 만들어 주어, 많은 여행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입니다. 퀘이디 비디 마을은 과거 대구어업(Cod Fishery)으로 번성했던 곳입니다. 17세기부터 유럽에서 건너온 어부들이 대서양에서 대구를 잡아 이곳에서 손질하고 말린 뒤 다시 배에 실어 유럽으로 보냈습니다. 그러한 역사가 곳곳에 남아 있어, 지금도 빨간 지붕의 작은 건물이나 나무로 만든 포구, 선착장들을 보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바닷가에 자리한 소금창고(Saltbox House) 스타일의 건물들은 뉴펀들랜드 전통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어, 사진으로 담아두기에도 참 좋습니다. 이 마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퀘이디 비디 브루어리(Quidi Vidi Brewery)입니다. 이곳은 뉴펀들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수제 맥주 양조장 중 하나로, 오래된 어업 창고를 개조해 만든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지역 주민들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대표 맥주인 아이스버그 비어(Iceberg Beer)는 북대서양에서 떠내려온 진짜 빙산수를 사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빙산수가 주는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을 직접 경험해 보신다면, 아마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으로 남으실 것입니다. 양조장에서는 맥주 시음과 함께 간단한 공장 투어도 진행하니, 시간을 내어 꼭 참여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퀘이디 비디 마을은 예술가들과 수공예가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마을을 산책하다 보면 작고 소박한 갤러리, 공예품 가게, 그리고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스튜디오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름철에는 야외 음악회나 마켓이 열려, 주민들과 여행객들이 한데 어울려 웃고 즐기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소소한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마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그들의 따뜻한 미소를 마주하는 경험은 여행의 큰 기쁨이 되어줍니다. 마을의 중심에는 퀘이디 비디 호수(Quidi Vidi Lake)가 자리하고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와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맑은 날에는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걷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매년 여름 열리는 로열 세인트존스 리가타(Royal St. John’s Regatta)는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보트 경주로, 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노 젓기 경주를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습니다. 축제 기간에는 온 마을이 들썩이며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차니, 여행 시기가 맞는다면 꼭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퀘이디 비디 마을은 계절에 따라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여름에는 푸르른 숲과 시원한 바닷바람이 여행객을 맞이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들며 마을 전체가 붉고 노랗게 물들어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겨울에는 눈 덮인 지붕과 고요한 바닷가가 어우러져 동화 속 마을 같은 장면을 만들어 줍니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곳은 언제 찾아도 후회 없는 여행지가 되어줄 것입니다. 세인트존스의 바쁜 거리에서 벗어나 잠시 여유를 찾고 싶으시다면, 퀘이디 비디 마을로 향해 보세요. 바다 내음이 가득한 작은 항구와 따뜻한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 스며든 오랜 역사와 예술적 감성이 여러분의 마음을 오랫동안 포근하게 감싸줄 것입니다. 분명 다시 이곳을 찾고 싶어질 만큼 소중한 추억을 남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세인트존스는 단지 오래된 도시 그 이상입니다. 이곳은 바다와 역사, 문화와 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며, 걷는 내내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나는 여행지입니다. 더 룸스에서의 사색, 케이브런 사적지의 역사 산책, 케이프 스피어의 일출, 시그널 힐의 과학 혁신, 젤리빈 하우스의 색채 향연, 퀘이디 비디의 조용한 위로는 세인트존스만의 따뜻한 매력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자연의 거칠고도 아름다운 풍경과 인간의 흔적이 공존하는 이 도시는,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마음을 천천히 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혹시 다음 여행지를 고민하고 계신다면, 세인트존스를 여행 목록에 올려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분명 평생 기억에 남을 특별한 여정이 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