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두 번째 도시 로테르담은 전통적인 유럽 도시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특별한 도시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이후, 로테르담은 혁신적인 도시 재건을 통해 유럽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도시로 거듭났습니다. 예술과 건축, 문화가 공존하는 이 도시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독특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로테르담을 대표하는 여섯 곳의 명소 큐브 하우스, 에라스뮈스 다리, 보이만스 판 뵈닝겐 미술관, 델프스하벤, 카탈리나 구역, 마르크탈을 중심으로, 이 도시가 왜 유럽 여행자들에게 주목받는지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각 명소는 로테르담만의 색채와 도시 철학을 담고 있어 여행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합니다. 건축, 예술, 역사, 그리고 현대 도시 생활의 생생한 면모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로테르담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살아 있는 도시 박물관’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로테르담을 여행하며 마주한 풍경과 감동을 지금부터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기하학의 절정, 큐브 하우스
로테르담의 큐브 하우스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독창적인 건축물 중 하나로,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건축 명소입니다. 이 큐브 하우스는 건축가 피트 블롬(Piet Blom)이 설계한 작품으로, 1984년에 완공되었습니다. 그는 도시 공간을 보다 효율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도시 속의 마을”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이 큐브 하우스를 탄생시켰습니다. 이 독특한 구조물은 로테르담 블라크(Station Blaak) 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으며,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되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큐브 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정육면체 형태의 건물이 45도 각도로 기울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하나의 집이 마치 나무의 꼭대기 부분을 형상화한 듯한 형태로, 전체를 숲에 비유하여 "도시 속 숲"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총 38개의 주거용 큐브와 2개의 초대형 큐브가 있으며, 이 집들은 모두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주택입니다. 하지만 그중 하나는 일반 관광객을 위해 내부가 개방되어 ‘쇼 큐브(Show Cube)’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어, 큐브 하우스 내부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내부는 외형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실용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집의 기울어진 구조 때문에 천장과 벽의 경계가 매우 독특하게 느껴지며, 처음에는 다소 혼란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공간 활용에 있어 상당히 지혜롭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놀라게 됩니다. 총 3층으로 구성된 내부에는 거실, 주방, 침실, 욕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작은 공간도 전혀 낭비 없이 활용되어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도심의 전경 또한 매우 인상적이며, 다양한 각도에서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공간 자체가 마치 하나의 조형 예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큐브 하우스 단지 아래쪽에는 상점, 식당, 그리고 도서관 등이 입점해 있어 건물 전체가 하나의 복합 공간처럼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바로 옆에 위치한 마르크탈(Markthal)과 함께 방문하시면, 현대 건축의 창의성과 도시 공간 디자인의 미래적인 방향을 한눈에 비교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큐브 하우스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명소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정체성과 창조적인 에너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또한, 큐브 하우스 인근에는 유스호스텔로 개조된 큐브 하우스도 운영되고 있어, 이 독특한 건물에서 실제 숙박해 보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합니다. 하루 이상 머무르면서 일상 속에서 큐브 하우스의 구조와 분위기를 직접 체감해 보신다면 더욱 생생한 인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큐브 하우스는 로테르담이라는 도시의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도시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건축물이자, 세계 건축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현대 건축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시기를 추천드리며, 로테르담 여행에서 절대 빠뜨릴 수 없는 명소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백조의 실루엣, 에라스뮈스 다리
로테르담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인 에라스뮈스 다리(Erasmusbrug)는 도시의 스카이라인에서 단연 눈에 띄는 존재입니다. 이 아름답고 우아한 다리는 로테르담의 북쪽과 남쪽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 관문이자, 도시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적인 구조물입니다. 1996년에 완공된 이 다리는 건축가 벤 판 베르켈(Ben van Berkel)의 설계로, 현대적인 도시 건축과 기능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에라스뮈스 다리는 길이 약 802미터에 달하며, 마스 강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이 다리의 가장 큰 특징은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 하나의 비스듬한 흰색 철제 기둥으로, 마치 백조의 목처럼 곡선미를 자랑합니다. 이 우아한 곡선 때문에 다리는 종종 '백조(Swan)'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특히 해가 질 무렵, 하늘의 붉은 노을과 함께 반짝이는 에라스뮈스 다리의 실루엣은 로테르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히며,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인기 있는 촬영 명소입니다. 이 다리는 단순한 디자인만으로 주목받는 것이 아닙니다. 보행자, 자전거, 차량, 트램이 동시에 지나다닐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로테르담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 깊숙이 연결되어 있는 실용적인 다리이기도 합니다. 특히 중간 부분은 가동교(Bascule bridge) 구조로 되어 있어, 대형 선박이 지나갈 수 있도록 다리 일부가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성 덕분에 도시의 교통 흐름은 물론, 항만 기능과의 조화를 이룬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에라스뮈스 다리는 로테르담의 도시 재생과 현대화 상징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면적으로 재건된 로테르담은 과감한 도시 계획을 통해 유럽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 중 하나로 거듭났습니다. 그 중심에서 이 다리는 도시의 새로운 비전과 미래지향적인 철학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건축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때문에 이곳은 건축과 도시계획, 디자인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꼭 들러봐야 할 필수 명소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다리 위를 걸어보시는 것도 정말 추천드릴 만한 경험입니다. 에라스뮈스 다리 위에서는 마스 강과 강변을 따라 펼쳐진 로테르담의 도심 전경을 탁 트인 시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야경은 매우 아름다운데요, 조명이 켜진 다리는 마치 도심 속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빛나며, 도심 속을 잇는 연결선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매년 여름 이 다리 주변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마라톤, 자전거 대회, 불꽃놀이 같은 이벤트도 개최되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에라스뮈스 다리는 단순히 아름다운 외관의 구조물에 그치지 않고, 로테르담이라는 도시의 정체성, 실용성, 그리고 미래지향적 가치가 집약된 대표적인 상징물입니다. 도시를 여행하시면서 큐브 하우스나 마르크탈 등 다른 현대 건축물들과 함께 보시면, 로테르담이 왜 '건축 애호가들의 성지'로 불리는지를 자연스럽게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에라스뮈스 다리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강을 바라보는 그 순간, 로테르담이 가진 깊은 감성과 철학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실 것입니다. 여행 일정 중 이 다리를 꼭 포함해 여유롭게 산책하시길 추천드리며, 낮과 밤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두 번 이상 방문하시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예술의 심장, 보이만스 판 뵈닝겐 미술관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여행하시면서 예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 바로 보이만스 판 뵈닝겐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입니다. 이 미술관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종합 미술관 중 하나로,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예술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곳입니다.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미술관 자체가 도시 문화와 예술 철학을 담은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술관의 역사는 18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컬렉터였던 프란수아 보이만스(Frans Jacob Otto Boijmans)의 유산 기부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다른 수집가인 판 뵈닝겐(Daniël George van Beuningen)의 기증 컬렉션이 더해져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두 수집가의 이름이 나란히 붙은 이유는, 그만큼 방대한 수집품과 예술적 기여가 미술관의 성장을 이끈 중심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미술관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예술의 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군에 있습니다. 중세 유럽의 종교화,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의 걸작들부터, 20세기 초 현대미술, 초현실주의, 디자인, 사진,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소장하고 있어, 한 곳에서 유럽 미술사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렘브란트의 섬세한 판화, 반 고흐의 따뜻한 붓 터치, 달리와 마그리트의 상상력이 담긴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미술관이 전통적 전시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매우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21년, 미술관은 대대적인 리노베이션과 함께 세계 최초의 공개형 예술 저장소, 즉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겐(Depot Boijmans Van Beuningen)’을 개관하였습니다. 이 디포는 미술관의 모든 소장품, 약 15만 점을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입니다. 대부분의 미술관이 관람객에게 단 몇 퍼센트의 작품만을 전시하는 데 반해, 디포에서는 보관, 수리, 분류되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예술의 무대 뒤를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디포의 건축 또한 매우 인상적입니다. 건물 외벽 전체가 유리로 덮여 있고, 거울처럼 주변 도시 풍경을 반사하여 마치 도심 속 조형 예술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이 독창적인 디자인은 로테르담이 단순한 산업 도시를 넘어, 건축과 예술이 결합된 문화 실험 도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디포 내부에는 작품 보관실뿐만 아니라, 카페, 루프탑 정원,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어 로테르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합니다. 보이만스 판 뵈닝겐 미술관과 디포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이루며, 관람객에게 전통과 혁신을 모두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은 현재 리노베이션 중이지만, 디포가 그 빈자리를 훌륭하게 채워주고 있어 예술 애호가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전시 프로그램도 매우 다양하며, 일시적인 특별 전시나 젊은 작가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도 자주 열리기 때문에 방문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예술적 경험을 하실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이 미술관은 단순한 감상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과 예술을 연결하는 열린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도시 미술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로테르담의 창의성과 예술적 감수성을 집약한 이 공간을 방문하신다면, 도시가 가진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되실 것입니다. 미술관 주변에는 조각공원, 디자인 숍, 아름다운 거리 풍경도 어우러져 있으니 여유롭게 산책하며 여행의 감성을 깊이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전통의 시간을 간직한 숨겨진 보석, 델프스하벤
로테르담은 현대적인 건축과 도시 재생으로 유명하지만, 그 속에서도 전통적인 분위기와 과거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특별한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델프스하벤(Delfshaven)입니다.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로테르담의 대부분 지역이 폭격으로 파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피해를 면해 17세기 풍경이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입니다. 복원된 것이 아닌 진짜 역사 그대로의 거리를 거닐 수 있다는 점에서, 로테르담에서 가장 고즈넉하고 매력적인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델프스하벤은 원래 로테르담이 아닌 델프트(Delft)의 항구로 시작된 지역입니다. 14세기에 델프트가 바다로 나아가기 위한 출구로 이곳에 항구를 만들었고,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운하를 통한 상업과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지금도 운하를 따라 늘어선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풍차, 선착장, 좁은 골목길들이 옛 정취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빨간 지붕의 전통 주택과 돌로 된 다리, 운하에 정박해 있는 목재 배들은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필그림 파더스(Pilgrim Fathers)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영국에서 종교적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향했던 청교도들이며, 그 여정의 출발지가 바로 델프스하벤이었습니다. 그들이 배를 타고 떠났던 항구에는 지금도 ‘필그림 파더스 교회(Pelgrimvaderskerk)’가 남아 있으며, 내부에는 이들의 여정을 기리는 기념품과 해설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에 좋은 장소입니다. 이처럼 델프스하벤은 유럽과 미국 이민의 역사에도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 지역입니다. 현재의 델프스하벤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로컬 문화와 예술, 미식의 매력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곳에는 작은 양조장, 갤러리, 앤티크 숍, 독립 서점, 카페 등이 골목마다 숨어 있어 여유로운 산책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운하를 따라 위치한 전통 펍과 레스토랑에서는 네덜란드 전통 맥주와 해산물 요리를 즐기실 수 있으며,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델프스하벤의 중심에는 전통적인 네덜란드 풍차인 ‘De Distilleerketel’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 풍차는 증류주 생산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운영 중입니다. 이 풍차는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 있으며, 주변에서는 가끔 전통 시장이나 벼룩시장도 열려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날씨 좋은 날에는 운하를 따라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풍경을 감상하거나, 자전거를 빌려 느릿하게 거리를 도는 것도 매우 추천드릴 만한 활동입니다. 델프스하벤은 관광객의 발길이 몰리는 시내 중심부와 달리 비교적 한적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로테르담의 ‘숨은 보석’이라 불릴 만큼 소중한 장소입니다. 복잡한 일정을 벗어나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께 특히 어울리는 장소이며, 카메라를 들고 천천히 골목골목을 거닐다 보면 예상치 못한 예쁜 장면을 마주하게 되실 겁니다. 로테르담이 보여주는 미래지향적인 도시 이미지와는 달리, 델프스하벤에서는 네덜란드의 전통과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여러분만의 조용한 로테르담의 기억을 만들어 보시기를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변화를 품은 창의적 거리, 카탈리나 구역
카탈리나 구역(Katendrecht)은 로테르담 남부, 마스 강 남쪽에 위치한 반도형 지역으로, 과거의 그림자와 현재의 활기를 모두 간직한 아주 특별한 동네입니다. 로테르담이 자랑하는 현대 건축이나 전통문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이곳은, 예술과 미식, 도시 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선원과 항만 노동자들의 거주지였으며, 네덜란드 최초의 중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된 곳이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로테르담에서 가장 거칠고 위험한 지역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드는 문화와 트렌드의 중심지로 완전히 탈바꿈하였습니다. 이 지역의 역사는 19세기말부터 시작됩니다. 카탈리나는 마스 강의 전략적 위치 덕분에 선박 정박지로 발전했고, 로테르담 항구 활동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당시 이곳은 유럽 각지의 이민자와 선원들로 북적였으며, 매춘업과 도박장이 난무했던 레드 라이트 지구로도 악명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20세기말부터 시작된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와 시민 주도의 문화 운동을 통해, 이 낡은 항만 지역은 점차적으로 예술가, 디자이너, 젊은 창업자들의 손에 의해 감각적인 공간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카탈리나 구역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는 SS 로테르담(SS Rotterdam)입니다. 이 거대한 유람선은 과거 북대서양을 누비던 초호화 여객선이었으나, 현재는 정박된 상태로 호텔, 레스토랑,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실제 선박 구조와 항해의 흔적을 생생히 체험하실 수 있으며, 루프탑 바나 선상 테라스에서 마스 강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것도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객에게도, 로맨틱한 저녁을 보내고자 하는 커플에게도 추천할 만한 공간입니다. 또한 카탈리나는 로테르담 내에서 가장 트렌디한 미식 구역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페니홀(Pennehall)이라는 이름의 푸드코트에서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으며, 신선한 재료와 독창적인 요리법으로 로컬 주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베트남 반미부터 스페인 타파스, 채식 버거, 현지 수제 맥주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어, 미식 투어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할 정도입니다. 아울러 주말마다 열리는 지역 시장에서는 로테르담 예술가들이 만든 수공예품이나 친환경 식료품도 구입하실 수 있어 현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까이에서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카탈리나는 단순히 ‘멋진 동네’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은 사회적 통합, 문화적 다양성,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의 실험장이기도 합니다. 예술 창작 공간과 커뮤니티 센터, 공연장, 독립 극장 등은 이 지역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 이민자, 예술가, 학생, 청년 기업가 모두가 함께 소통하고 어우러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거리에는 벽화와 설치 예술이 가득하고, 어느 골목으로 들어서든 색다른 문화적 경험을 마주치게 됩니다. 로테르담의 급진적이고 현대적인 이미지 속에서도 카탈리나 구역은 따뜻하고 인간적인 도시 재생의 본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도시의 복잡한 얼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진짜 로테르담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정형화된 관광지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들과 같은 속도로 천천히 거리를 거닐며 도시의 맥박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카탈리나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가게가 생기고, 또 새로운 전시나 공연이 열리는, 살아 움직이는 문화의 현장입니다. 로테르담 여행 중 하루 정도는 꼭 이곳에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시며,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을 경험해 보시기를 진심으로 권해드립니다.
미식과 건축이 만나는 곳, 마르크탈
로테르담 여행 중 반드시 방문해야 할 현대적 명소 중 하나가 바로 마르크탈(Markthal)입니다. 마르크탈은 단순한 실내 시장을 넘어 건축, 예술, 식문화, 도시 생활이 모두 집약된 복합 공간으로, 2014년 개장 이후 로테르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건축부터 내부 콘텐츠까지 모든 것이 인상적인 이 공간은, 전통 시장의 기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모범 사례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먼저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마르크탈은 거대한 말발굽 형태의 아치형 건물로, 건물 전체가 하나의 대형 곡선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아치형 건물 내부에는 실내 시장이 자리하고 있고, 외벽을 따라 아파트와 오피스가 들어서 있는 복합 주거·상업 시설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이곳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일하며, 쇼핑하고 식사도 할 수 있는 하나의 ‘생활공간’인 셈입니다. 이러한 구성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형태이며, 로테르담의 혁신적인 도시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마르크탈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천장에 펼쳐진 거대한 아트워크 ‘Horn of Plenty(풍요의 뿔)’입니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 예술가 Arno Coenen과 Iris Roskam의 협업으로 완성된 것으로, 11,000평방미터에 이르는 디지털 프린트 이미지가 천장 전체를 덮고 있습니다. 사과, 딸기, 해바라기, 조개, 나비 등 다양한 식재료와 자연물들이 초현실적으로 표현되어 마치 거대한 식물원이나 꿈속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환상적인 아트워크 덕분에 마르크탈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장’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시장 내부는 총 100여 개 이상의 매장과 노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곳에서는 신선한 농산물, 치즈, 육류, 생선, 빵, 향신료, 세계 각국의 스트리트 푸드까지 매우 다양한 식재료와 요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특산 치즈와 와플은 물론, 스페인 하몽, 이탈리아 트러플 파스타, 중동식 케밥, 아시아 요리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을 한 공간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또한 미슐랭 스타 셰프가 운영하는 고급 레스토랑도 입점해 있어, 캐주얼한 간식부터 정찬까지 선택의 폭이 매우 넓습니다. 마르크탈은 단순히 식료품을 사고 먹는 공간이 아니라, 로테르담 시민들과 여행객이 어울리는 도시의 광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 공간이기 때문에 비가 자주 내리는 네덜란드에서도 연중 내내 활기가 넘치며, 마르크탈 앞 광장에서는 주말마다 플리마켓이나 문화 행사가 자주 열려 방문객에게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합니다. 또한 바로 옆에는 큐브 하우스(Kijk-Kubus), 블라크 역(Blaak Station), 도서관 등 주요 명소들이 밀집해 있어 이동 동선이 매우 효율적입니다. 마르크탈은 로테르담이 단순한 항구 도시에서 예술과 디자인,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을 선도하는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입니다. 시장이 단순히 소비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공공 예술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로테르담을 여행하시면서 마르크탈을 방문하신다면, 아침부터 점심, 저녁까지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침에는 커피와 함께 가벼운 조식을, 점심에는 현지 수제 요리를, 저녁에는 루프탑 뷰 레스토랑에서 마스 강의 야경을 감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매우 인상적인 일정이 될 것입니다. 마르크탈은 보는 것, 먹는 것, 느끼는 것 모두가 만족스러운 장소입니다. 로테르담의 혁신적인 도시 미학과 미식 문화의 정수를 한 자리에서 경험하실 수 있는 이 공간에서, 꼭 여러분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로테르담은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은 도시가 아닙니다. 이 도시는 전쟁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창의성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예술과 삶이 공존하는 도시로 성장해 왔습니다. 큐브 하우스의 실험정신부터 에라스뮈스 다리의 우아한 곡선, 마르크탈의 풍요로운 감각까지, 로테르담은 각기 다른 색채를 지닌 명소들로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로테르담은 여행자에게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체험’과 ‘사유’를 제공하는 도시입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설계되어 있고, 그 안에서 사람과 문화, 음식, 예술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살아 숨 쉬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로테르담 여행은 네덜란드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여정이며, 동시에 유럽의 미래 도시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만약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암스테르담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이 독창적인 도시, 로테르담을 꼭 일정에 포함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