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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의 도시, 클레르몽페랑 : 로제 쿠아르 박물관, 노트르담 뒤 포 성당, 플라스 드 자드, 몽페랑 지구, 몽쥬 광장, 국제단편영화제

by 착한우리까미 202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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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클레르 몽페랑 마을
프랑스 클레르 몽페랑 교회

프랑스 중부 오베르뉴 지역의 중심도시,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은 유서 깊은 역사와 독특한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이곳은 고대 갈리아 시대부터 중요한 요충지로 자리했으며, 지금도 퓌 드 돔(Puy-de-Dôme) 화산지대가 도시를 둘러싸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검은 화산석으로 지어진 건축물들은 도시 전체에 신비로움을 더하고, 고요한 골목마다 중세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이 도시는 또한 미켈랭 타이어 본사가 위치한 산업의 중심지이자, 유럽을 대표하는 예술 도시이기도 합니다. 예술 애호가들에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로 잘 알려져 있으며, 동시에 아름다운 노트르담 뒤 포 성당, 로제 쿠아르 박물관, 그리고 사람들로 활기찬 플라스 드 자드(Place de Jaude) 등은 여행자들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로 손꼽힙니다. 이번 글에서는 클레르몽페랑의 여섯 가지 대표 명소를 중심으로, 이 도시가 가진 역사와 매력을 깊이 있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중세와 현대가 만나는 예술 성전, 로제 쿠아르 박물관

프랑스 중부의 심장부, 클레르몽페랑을 여행하신다면 반드시 들러보셔야 할 문화 명소가 있습니다. 바로 로제 쿠아르 박물관(Musée d’Art Roger-Quilliot)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미술관이 아니라, 오베르뉴(Auvergne) 지역의 예술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문화의 집합체’이자, 도시의 예술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박물관은 1980년대 초에 문을 열었으며, 클레르몽페랑 출신의 정치인이자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로제 쿠아르(Roger Quilliot)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습니다. 그가 남긴 문화적 비전은 지금도 이 박물관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건물 자체는 17세기에 지어진 옛 수도원 건물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어, 과거와 현재의 건축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화산석으로 만들어진 두꺼운 벽과 현대적인 유리 천장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예술의 성전을 연상시킵니다. 로제 쿠아르 박물관의 전시는 크게 여섯 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대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예술적 표현이 시대별로 전개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로마네스크 조각 컬렉션입니다. 오베르뉴 지역의 교회와 수도원에서 수집된 조각들은 중세 종교미술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합니다. 천사와 성인, 그리고 성서 속 장면을 조각한 작품들은 당시 신앙의 깊이와 장인 정신을 느끼게 합니다.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회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플랑드르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신과 인간,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섬세하게 표현한 그림들이 방문객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특히 ‘성모와 아기 예수’를 주제로 한 오베르뉴 지방 화가들의 작품은 이 지역의 종교적 정서를 잘 보여주는 명작들입니다. 박물관의 또 다른 매력은 19세기와 20세기의 프랑스 미술입니다. 인상파 화풍의 영향을 받은 지역 화가들의 작품부터 현대 추상미술, 조형예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전시가 이어집니다. 조르주 루오, 장 뒤뷔페, 그리고 피카소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예술적 실험정신이 가득한 이 공간에서는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며, 클레르몽페랑이 단순한 지방 도시가 아닌 예술의 중심지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특히 많은 관람객들이 감탄하는 공간은 중세 회랑(claustre médiéval)입니다. 수도원 시절의 고딕 아치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이곳을 거닐다 보면 마치 12세기 수도사들이 묵상하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예술의 본질을 되새기게 되는 특별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로제 쿠아르 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 호흡하는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 지역 예술가 초청 전시, 테마별 특별전 등이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이를 통해 박물관은 예술이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삶의 일부임을 보여줍니다. 관람을 마치신 후에는 꼭 옥상 테라스로 올라가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이곳에서는 클레르몽페랑 시내와 멀리 퓌 드 돔(Puy-de-Dôme) 화산산맥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실 수 있습니다. 중세의 수도원에서 출발해 현대 예술을 품은 이 건축물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로제 쿠아르 박물관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과 ‘편안함’입니다. 도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규모가 크지 않아 하루 일정에 여유롭게 포함시키기 좋습니다. 또한 전시물 설명이 불어와 영어로 잘 정리되어 있어 외국인 여행객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박물관 내에는 작은 카페와 기념품 숍도 마련되어 있어, 관람 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클레르몽페랑의 로제 쿠아르 박물관은 단순히 예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시간의 층위를 느끼고 인간의 창조 정신을 마주하는 장소입니다. 중세 수도원의 신비로움, 르네상스의 예술혼, 현대의 실험정신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여러분은 프랑스 오베르뉴 지역이 왜 ‘조용한 예술의 보고’라 불리는지 직접 체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검은 화산석 위에 피어난 신앙의 꽃, 노트르담 뒤 포 성당

클레르몽페랑을 여행하신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중 하나가 바로 노트르담 뒤 포 성당(Basilique Notre-Dame-du-Port)입니다. 이 성당은 단순한 종교 건축물이 아니라, 오베르뉴 지방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신앙심이 오롯이 담긴 로마네스크 건축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중부의 화산 도시답게 검은 현무암과 연회색 화산석으로 지어진 이 건축물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묵직하고 위엄 있는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성당은 12세기 초에 완성되었으며,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네스크 양식의 완벽한 구조와 예술적 조화, 그리고 순례길의 상징적 의미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성당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Chemin de Saint-Jacques-de-Compostelle)의 주요 경유지 중 하나로, 중세 시절 수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에서 기도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노트르담 뒤 포 성당은 그 구조가 매우 정교합니다. 중앙의 높은 종탑과 반원형의 후진(apse), 그리고 방사형의 작은 예배당들이 완벽한 비례를 이루며, 마치 하늘로 향한 신앙의 손길처럼 보입니다. 특히 건축에 사용된 화산석의 질감은 시간의 깊이를 더하며, 햇빛의 각도에 따라 회색에서 은은한 청빛, 때로는 금빛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색감을 보여줍니다. 이런 자연적 질감 덕분에 성당은 낮과 밤, 계절마다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외관의 단단함과는 다른 고요한 아름다움이 펼쳐집니다. 내부는 비교적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둥근 아치와 촘촘한 기둥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중앙 제단 뒤편의 모자이크와 색유리창(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묘사한 모자이크는 중세 장인의 정교한 손길이 느껴지며, 오전 햇살이 유리창을 통과해 제단 위로 쏟아질 때면 공간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듭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성당의 조각 장식입니다. 정문 주변의 문주와 기둥머리에는 구약과 신약의 장면들이 세밀하게 새겨져 있으며, 각각의 인물 표정과 동작에는 인간의 감정이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특히 ‘성모의 방문’과 ‘동방박사의 경배’를 표현한 부조는 로마네스크 미술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노트르담 뒤 포 성당은 단순히 역사적 유산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신앙의 공간입니다. 매일 미사가 열리고, 주말에는 합창단의 성가가 울려 퍼지며 지역 주민들의 삶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같은 절기에는 화려한 장식과 함께 전통적인 행렬이 이어지는데, 이때의 성당은 마치 천상의 빛으로 물든 듯한 장엄함을 자아냅니다. 방문객들도 이 시간에 맞춰 찾으면 클레르몽페랑 시민들의 신앙적 열정과 공동체 정신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성당 주변은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오래된 건물과 작은 카페, 지역 특산품 가게들이 늘어서 있으며, 멀리서 바라보는 성당의 실루엣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특히 해질 무렵, 붉은 노을이 화산석 벽면에 비칠 때면, 성당이 마치 살아 숨 쉬는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노트르담 뒤 포 성당은 오베르뉴 지방의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이지만, 그 의미는 단순히 종교를 넘어섭니다. 이곳은 인간이 자연의 재료로 신앙과 예술을 결합해 낸 경이로운 결과물이며, 수세기를 넘어 여전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클레르몽페랑을 여행하신다면, 이 성당을 그냥 스쳐 지나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내부의 세부 조각 하나하나, 돌벽의 거친 질감, 스테인드글라스의 빛까지 천천히 느껴보신다면, 프랑스 중부의 신앙심이 얼마나 깊고 순수한지 자연스럽게 체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노트르담 뒤 포 성당은 말 그대로 “신앙의 돌 위에 세워진 예술”입니다. 그리고 그 예술은 오늘도 변함없이 방문객의 마음을 조용히 울리고 있습니다.

 

 

 

예술과 문화가 숨 쉬는 광장, 플라스 드 자드

프랑스 오베르뉴 지역의 중심 도시인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에는 도시의 활기와 예술, 그리고 역사적 감성이 모두 모여 있는 특별한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도시의 상징적인 광장인 ‘플라스 드 자드(Place de Jaude)’입니다. 이곳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만남의 장소이자, 도시의 문화와 일상이 교차하는 중심 무대입니다.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랜 역사를 간직한 이 광장은 오늘날에도 현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클레르몽페랑의 생동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으로 손꼽힙니다. 플라스 드 자드는 고대 로마 시대에 처음 조성된 지역으로, 과거에는 시장과 집회가 열리던 시민의 중심지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도시가 발전함에 따라, 광장 역시 여러 차례의 변화를 겪었지만 언제나 클레르몽페랑의 심장부 역할을 해왔습니다. 현재의 플라스 드 자드는 19세기와 20세기의 건축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주변에는 카페, 상점, 극장, 백화점 등이 자리해 있어 언제나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광장 중앙에 세워진 비오미(Biōmy) 장군의 동상은 이곳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로마 제국에 맞서 싸운 갈리아의 영웅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이 광장은 도시의 생활과 문화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클레르몽페랑의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주말이 되면 광장 주변에는 노천카페와 레스토랑이 활기를 띠며, 거리 공연과 음악회가 자주 열립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공연을 펼치고,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화려한 장식과 함께 자드 크리스마스 마켓(Le Marché de Noël de Jaude)이 열려 도심 전체가 따뜻한 빛으로 물듭니다. 이러한 계절별 행사들은 클레르몽페랑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현지의 정겨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줍니다. 플라스 드 자드는 또한 도시의 예술과 건축적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은 대부분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로, 오베르뉴 지역 특유의 현무암(Volcanic Basalt)을 사용하여 짙은 회색빛이 감도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이러한 건축 양식은 화산지대의 도시인 클레르몽페랑의 자연적 특징과 맞닿아 있으며, 도시의 역사와 자연이 하나로 융합된 듯한 인상을 줍니다. 또한 광장 주변에는 오페라 극장(Opéra-Théâtre de Clermont-Ferrand)과 문화 예술 전시관, 영화관 등이 위치해 있어, 방문객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낮에는 활기차고 화려한 일상이 펼쳐지는 반면, 밤의 플라스 드 자드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냅니다. 조명이 켜진 광장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게 빛나며, 분수와 조명 장식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노을이 질 무렵, 붉은 석양이 광장을 감싸는 장면은 클레르몽페랑 여행 중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순간입니다. 이 시간대에는 광장 주변의 카페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을 즐기며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플라스 드 자드는 클레르몽페랑의 교통 중심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트램과 버스 노선이 교차하는 이곳은 도시의 주요 관광 명소로 이동하기에 매우 편리하며, 여행자에게도 효율적인 출발점이 됩니다. 광장에서 출발하면 노트르담 뒤 포 성당, 몽쥐즈 거리(Rue Montlosier), 자끄 카르띠에 거리 등 도심의 대표적인 명소들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습니다. 플라스 드 자드는 단순한 광장이 아니라, 클레르몽페랑의 역사와 문화, 일상이 살아 숨 쉬는 도시의 상징입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프랑스 중부 도시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여행 중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 광장에서 여유를 즐겨보신다면, 클레르몽페랑이 왜 오베르뉴의 중심이자 ‘살아 있는 예술 도시’라 불리는지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클레르몽의 뿌리를 간직한 중세 마을, 몽페랑 지구

프랑스 중부 오베르뉴 지방의 중심 도시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은 사실 두 개의 도시가 합쳐져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클레르몽페랑은 중세 시대의 고도(古都) 몽페랑(Montferrand)과 화산 언덕 위에 세워진 클레르몽(Clermont)이라는 두 도시가 17세기에 통합되면서 형성된 곳입니다. 이 중 몽페랑 지구는 과거의 중세 도시 구조와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지역으로, 고대의 흔적과 현대적인 삶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오베르뉴의 진정한 역사적 뿌리와 도시의 탄생 비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몽페랑 지구의 기원은 12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클레르몽 주교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베르뉴의 강력한 영주 기욤 6세(Guillaume VI d’Auvergne)가 자신의 권력 기반을 새롭게 세운 곳이 바로 몽페랑이었습니다. 중세 성곽도시로 건설된 이곳은 좁은 골목, 고풍스러운 석조 주택, 성벽의 흔적이 남아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과거에는 클레르몽과 별개의 도시로 존재하며 독립적인 시장과 의회를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두 도시가 경쟁 관계에 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몽페랑은 클레르몽페랑의 정치적, 사회적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도시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몽페랑 지구를 걸어보면 중세 시대의 도시 구조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골목길은 여전히 좁고 미로처럼 얽혀 있으며, 건물들은 대부분 오베르뉴 화산암(Volcanic Stone)으로 지어져 어두운 회색빛을 띱니다. 이는 바로 근처 퓌드돔(Puy-de-Dôme) 화산 지대에서 채취한 현무암으로, 클레르몽페랑 특유의 건축미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거리 곳곳에는 르네상스풍의 창문 장식, 고딕 양식의 문틀, 중세 가문의 문장(紋章) 등이 남아 있어 당시의 사회적 위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오래된 주택은 지금도 실제 거주지로 사용되고 있으며, 카페나 작은 예술 갤러리로 개조된 공간도 많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정취를 자아냅니다. 몽페랑의 중심에는 생 피에르 데 미냐 성당(Église Saint-Pierre-des-Minimes)과 플라스 루이 르몽(Place Louis-Delille)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주민들의 일상적인 생활 중심이자, 몽페랑의 역사적 상징 공간으로 여겨집니다. 성당 내부에는 15세기 프레스코화와 중세 조각이 남아 있으며, 그 섬세한 아름다움은 클레르몽페랑의 다른 성당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주변 광장에서는 지역 시장이 주기적으로 열리며, 현지 농산물과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장인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 풍경 속에서 ‘진짜 오베르뉴의 삶’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여행객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몽페랑 지구에는 오베르뉴 지역사 박물관(Musée d’Art Roger-Quilliot, MARQ)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중세 수도원 건물을 개조하여 만든 곳으로, 클레르몽페랑의 역사와 예술을 이해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전시관에는 로마시대 유물, 중세 성화, 르네상스 회화, 오베르뉴 지역의 민속 예술품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지역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오베르뉴 문화의 정체성을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몽페랑의 또 다른 매력은 그 조용한 분위기와 예술적인 감성입니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클레르몽 시내와 달리, 이곳은 고요하고 느긋한 걸음으로 도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골목 곳곳에서 지역 예술가들의 공방과 갤러리를 만날 수 있으며, 수공예 도자기나 화산석 조각품을 직접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여름에는 예술 축제나 거리 공연이 열려,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어우러져 예술을 즐기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무엇보다 몽페랑 지구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의 층위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이곳을 걷다 보면, 과거의 도시 계획과 생활양식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돌로 포장된 거리, 구불구불한 골목, 그리고 작은 광장은 여전히 지역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오래된 건축물들이 복원되고,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어, ‘살아 있는 유산(Living Heritage)’으로서의 의미를 더욱 깊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몽페랑 지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클레르몽페랑이라는 도시의 뿌리와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는 핵심 장소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그 안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과 사람들의 삶의 온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만약 클레르몽페랑을 여행하신다면, 꼭 하루쯤은 몽페랑의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 특별한 지역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러면 어느새 오베르뉴의 진정한 매력, 그리고 프랑스 지방 도시의 깊은 역사와 품격을 마음속에 담게 되실 것입니다.

 

 

 

생명력이 흐르는 도심의 중심, 몽쥬 광장

프랑스 중부 오베르뉴 지방의 심장이라 불리는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은 오래된 역사와 현대적 활력이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그 중심에 자리한 몽쥬 광장(Place de Jaude)은 그야말로 이 도시의 심장부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광장이 아니라, 클레르몽페랑의 문화, 역사, 그리고 시민의 삶이 교차하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낮에는 쇼핑과 카페 문화로 활기가 넘치고,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로맨틱한 분위기가 펼쳐지는 곳이죠. 광장을 둘러싼 건축물, 조각상, 그리고 거리 공연까지 몽쥬 광장은 클레르몽페랑의 모든 이야기가 모여드는 무대입니다. 몽쥬 광장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 존재했던 도시의 중심지로, 그 역사적 뿌리가 매우 깊습니다. ‘몽쥬(Jaude)’라는 이름은 라틴어 Gauda에서 유래한 것으로, ‘기쁨’ 혹은 ‘활기’를 의미합니다. 이름 그대로 이곳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모임, 축제, 시장이 열리던 장소였습니다. 현재의 모습은 2000년대 초반 대대적인 도시 재개발을 통해 새롭게 단장되었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중세와 근대의 흔적이 살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광장 중심에 우뚝 솟은 비크돔(Vercingétorix) 장군의 기마상은 이 지역의 자부심을 상징하는 조형물입니다. 프랑스의 민족 영웅으로 알려진 비크돔은 로마 제국에 맞서 싸운 갈리아의 전사로, 클레르몽페랑 출신으로 전해집니다. 조각상은 1903년 유명 조각가 바르톨디(Bartholdi, 자유의 여신상 제작자)의 작품으로, 말 위에 올라 칼을 높이 든 모습이 광장의 중심을 장엄하게 지배하고 있습니다. 광장을 둘러보면 역사와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풍경이 눈에 띕니다. 한쪽에는 19세기 신고전주의 양식의 건물이 줄지어 있고, 다른 한쪽에는 현대적인 상점과 카페, 백화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와 ‘프랭탕(Printemps)’ 같은 프랑스 대표 백화점이 이곳에 위치해 있으며, 쇼핑을 즐기려는 여행객과 시민들로 늘 붐빕니다. 광장에는 노천 카페가 즐비해 있어, 커피 한 잔을 즐기며 도시의 일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주말 오후에는 거리 공연, 음악, 예술 퍼포먼스 등이 펼쳐져, 여행자들에게 클레르몽페랑의 ‘살아 있는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로 손꼽힙니다. 몽쥬 광장의 또 다른 매력은 광장의 도시적 조경 디자인입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베르나르 르메(Bernard Lemoine)가 주도한 설계로, 광장은 넓고 개방감 있는 구조로 재탄생했습니다. 지면에는 화산암으로 만들어진 짙은 회색의 석재 포장이 사용되어, 클레르몽페랑의 화산 지형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곳곳에 설치된 분수와 조명 장식은 낮에는 청량감을, 밤에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해가 질 무렵, 광장 중앙의 분수가 불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답습니다. 이 덕분에 몽쥬 광장은 ‘밤에도 빛나는 도시의 광장’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광장 주변에는 클레르몽페랑 오페라 극장(Opéra-Théâtre de Clermont-Ferrand)과 성 피에르 데 미냐 교회(Église Saint-Pierre-des-Minimes) 같은 문화 명소가 자리해 있습니다. 오페라 극장은 19세기말에 건축된 고풍스러운 건물로, 지금도 클래식 공연과 연극, 뮤지컬이 정기적으로 열립니다. 특히 지역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품격 높은 예술의 향연으로 평가받습니다. 교회는 광장의 한쪽에 자리해 있으며, 조용히 내부를 둘러보면 클레르몽페랑의 신앙과 예술이 녹아든 중세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예술과 종교, 일상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이 바로 몽쥬 광장의 진정한 매력입니다. 현대적 편의시설 또한 이곳의 중요한 장점입니다. 트램 노선(TRAM A)이 광장을 중심으로 교차하기 때문에 교통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며, 클레르몽페랑을 여행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발을 내딛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 덕분에 몽쥬 광장은 쇼핑, 관광, 휴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도시의 ‘만남의 광장’으로 기능합니다. 또한 광장은 각종 축제와 시 행사의 중심 무대로 사용되며, 매년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스케이트장이 들어서 도시 전체가 반짝이는 겨울 왕국으로 변합니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추억의 공간이자, 여행객에게는 프랑스 지방 도시의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요. 무엇보다 몽쥬 광장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클레르몽페랑의 정체성과 도시의 현재를 상징하는 공간입니다. 아침에는 출근길 시민들의 활기찬 발걸음이, 오후에는 쇼핑객과 관광객의 웃음소리가, 밤에는 젊은이들의 음악과 웃음이 어우러지며 도시의 하루를 완성합니다. 이 모든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몽쥬 광장은 지금도 변함없이 클레르몽페랑의 중심에서 맥박처럼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클레르몽페랑을 방문하신다면, 몽쥬 광장은 반드시 들러야 할 첫 번째 장소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광장’이 아니라, 도시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숨 쉬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광장을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이 도시의 여유로운 리듬과 오베르뉴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가 느껴질 것입니다. 몽쥬 광장은 클레르몽페랑의 심장이자, 오베르뉴 지방의 생명력이 맥동하는 상징적인 장소로서, 프랑스의 소도시가 가진 깊은 아름다움과 인간적인 정취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의 도시, 국제단편영화제 

프랑스 중부 오베르뉴 지방의 중심 도시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은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매년 겨울이면 또 다른 특별한 매력으로 전 세계 영화인과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바로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Festival International du Court Métrage de Clermont-Ferrand)입니다. 이 영화제는 단편영화의 메카로 불리며, 1979년 시작된 이래 꾸준히 성장하여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단편영화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년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 약 10일간 개최되는 이 축제는 영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꿈과도 같은 행사입니다.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단편영화만을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점입니다. 장편 영화제와 달리, 이곳에서는 40분 미만의 다양한 단편 작품이 상영되며,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출품된 5,000여 편 이상의 작품 중 심사를 거쳐 약 300여 편이 공식 상영됩니다. 이는 단편영화가 가진 창의적 실험과 독창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으로, 감독들에게는 실험적 시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관객에게는 짧지만 강렬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상영 작품은 애니메이션, 실사, 다큐멘터리, 실험 영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매년 새로운 주제와 표현 방식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영화제의 분위기는 단순한 상영 행사 이상입니다. 도시 전체가 영화의 향기로 가득 찬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클레르몽페랑 곳곳이 영화제의 장으로 변모합니다. 상영관은 전통 극장과 현대식 영화관을 포함하여 15개 이상이 운영되며, 관객들은 하루 종일 다양한 영화들을 연속적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광장과 거리에서는 감독과 관객이 자유롭게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어, 단순한 상영이 아닌 영화인과 관객이 함께 만드는 문화 축제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제는 단편영화의 제작자와 신예 감독을 위한 워크숍과 포럼, 마스터클래스도 활발히 운영합니다. 국내외 유수 감독들이 직접 참여해 영화 제작과 편집, 시나리오 개발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며, 참가자들은 실질적인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적 프로그램 덕분에 클레르몽페랑 영화제는 단순한 상영회가 아니라, 국제적인 영화 네트워크와 창작 생태계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측면에서도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전 세계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단편영화를 통해 세계 각국의 사회적 문제, 인간의 내면, 창의적 상상력을 동시에 체험하게 됩니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단편영화의 특성상, 상영 후에는 자연스럽게 토론과 감상 공유가 이루어지며, 영화가 관객의 사고와 감정을 자극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클레르몽페랑 시내는 활기로 가득 찹니다. 지역 카페, 레스토랑, 호텔은 국제 관객과 영화인들로 붐비며, 도시 전체가 문화와 경제가 융합된 축제 분위기로 변모합니다. 또한 상영 작품의 일부는 야외 상영회를 통해 광장에서 관람할 수 있어,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영화제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는 지역 사회와 국제 영화계가 함께 호흡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은 신선한 창의성과 감동의 힘입니다. 단편영화는 제한된 시간 안에 이야기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감독들은 상상력과 연출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됩니다. 그 결과 관객들은 짧지만 강렬한 감정의 여정을 경험하게 되고, 때로는 한 편의 영화가 삶과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클레르몽페랑이라는 도시를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세계 영화 예술의 허브로 기억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는 단순한 영화제가 아니라, 창의적 상상력과 문화적 교류가 살아 숨 쉬는 축제입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도시를 찾으신다면, 단편영화가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와 감독들의 열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클레르몽페랑이 왜 세계 단편영화의 중심지로 불리는지 깊이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서 느끼는 감동과 영감은 단순히 영화 속 장면에 머무르지 않고, 여행객과 시민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클레르몽페랑이라는 도시를 더욱 특별하게 기억하게 합니다. 클레르몽페랑은 단순한 중부 프랑스의 한 도시가 아닙니다. 이곳은 자연, 역사, 예술, 그리고 인간의 열정이 공존하는 살아 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화산석으로 빚어진 건물들은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수세기를 이어온 신앙과 예술은 여전히 사람들의 삶 속에 흐르고 있습니다. 로제 쿠아르 박물관의 예술적 감동, 노트르담 뒤 포 성당의 신앙적 평화, 플라스 드 자드의 활기, 몽페랑 지구의 고요한 역사, 몽쥬 광장의 예술적 일상, 그리고 단편영화제의 세계적 열정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클레르몽페랑을 특별한 여행지로 만듭니다. 프랑스를 여행하신다면, 파리나 리옹의 화려함에 가려진 이 도시를 꼭 한 번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클레르몽페랑은 조용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도시, 그리고 예술과 삶이 함께 숨 쉬는 프랑스의 진짜 매력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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